2023아시안컵 이후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기사들이 연일 쏟아지더니 2024년 2월16일 최종 결론이 났다. 기사에 따르면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은 2월 16일 축구회관에서 열린 KFA 임원회의에 참석했다. 2월 15일에 진행된 전력강화위원회에 이어 열린 긴급 임원 회의다.
2월 15일 황보관 대한축구협회 기술본부장은 전력강화위원회 브리핑을 통해, 위원들은 클린스만 감독의 아시안컵 전술 준비 부족, 대표팀 선수 발굴 노력 부족, 선수단 장악 실패, 미흡한 근무 태도 등을 지적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전력강화위원회에서는 클린스만 감독이 더 이상 국가대표팀 감독으로서 리더십을 계속 발휘하기 힘들다는 판단이 있었고 감독 교체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전반적으로 모아졌다고 했다.
2월 16일 회의 후 정몽규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이 경기 운영과 선수 관리 등 대표팀 감독에게 기대하는 노력과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고 개선되기 힘들다고 판단해 사령탑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15일에 진행된 전력강화위원회 내용과 같은 내용이다.
클린스만 감독의 경기 운영적인 부분과 경쟁력 부재는 늘 논란이다. 클린스만 감독 부임 후 늘 이런 기사들이 따랐다. 전력강화위원회에서 말한 대표팀 선수 발굴 노력 부족, 미흡한 근무 태도 등은 기본적으로 그가 가족이 있는 미국에서 대부분 체류하면서 나온 말이다. 임기 4년간 주로 한국에 있었던 벤투 감독과 대비되었다. 바로 ‘미흡한 근무 태도’ 논란이다. 클린스만 감독의 K리그 관전 역시 벤투 감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을 수 밖에 없었고 이는 ‘선수 발굴 노력 부족’ 논란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이는 다시 ‘경기 운영적인 부분’과 ‘경쟁력 부재’ 등의 논란을 끊임없이 생성했다. 결국 모든 논란의 시작은 그의 근무 태도 때문에 발생했다고 보여진다. 그의 근무 태도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강하게 형성된 것이다. 재임기간 주로 한국에 체류한 ‘성실’한 벤투 감독과 경기 전후로 잠깐 머문 ‘불성실’한 클린스만 감독의 ‘틀’이 형성된 것이다. 이 틀이 유지되는 한 논란 또한 계속 될 것이었다.
감독은 결과로써 말한다. 결과가 좋으면 모든 논란은 종식될 것이다. 그리고 결과를 보여줘야 할 1차 관문이 2023 AFC 아시안컵이었다. 그런데 대회 중에도 논란은 계속되었다. 대회를 치르면서 유독 연장전이 많았고 경기 결과가 종료 결정 되면서 심신이 모두 지친 한국 대표팀이었다. 특히 선발로 뛴 선수들은 더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대회 기간 선발 선수들 변경은 거의 많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교체 또한 많이 진행되지 않았다. 그래서 유럽파 위주의 특정 선수들에게 의존한다는 것과 전술이 보이지 않는다는 비난이 뒤 따랐다. 경기 중 시종 일관 웃는 그의 태도 또한 비난을 가중시켰다. 그나마 16강 사우디아라비아 전과 8강 호주 전에서는 여느 감독처럼 소리를 지르며 선수들을 독려하는 모습이 비춰졌다.
대회 전, 대회 중에 일어난 모든 논란과 비난은 결과의 의해 달라질 것이었다. 한국의 2023 AFC 이시안컵 최종순위는 4위다. 늘 우승이 목표였던 아시아 축구 강국 한국, 특히 역대 최강 멤버로 구성된 대표팀이란 말도 있었기에 다소 아쉬운 결과다. 하지만 2019년 아시안컵 한국 순위가 5위었던 것을 감안하면 아주 나쁜 결과도 아니다.
애매한 대회 결과로 인해 대회 전처럼 논란 속에서 클린스만 호는 계속 될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논란은 전혀 다른 사건으로 종식되었다. 바로 손흥민–이강인의 다툼 소식 때문이다.
지난 2월 14일 영국 매체 더 선은 이른바 ‘탁구 사건’을 단독 보도했고 국내 언론들은 이를 실시간 기사화했다. 요르단과의 4강전을 앞두고 이강인을 비롯한 일부 젊은 선수들이 저녁 식사 후 탁구를 치러 나가려 하자 손흥민이 이를 제지했고, 선수단이 뒤엉키는 과정에서 충돌이 발생했다. 손흥민은 선수단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손가락을 다쳤다. 사건이 국내에 기사화된 후 이강인은 자신의 SNS를 통해 사과 의사를 밝혔다.
이 사건이 기사화된후 많은 국내 기사들은 4강 요르단전에서 대표 선수들이 무기력하게 플레이한 원인으로 이 사건을 지목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 사건은 15일 전력강화위원회와 16일 정몽규 회장이 말한 ‘선수단 장악 실패’와 관련된다. 이 사건은 아시안컵 이후 계속된 클린스만 감독 해임 논란을 종식시켰다. 2월 16일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의 해임을 최종 알렸다.
연일 시끄러웠던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논란의 끝이다.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부정적이다. 기본적으로는 앞서 말한대로 태도에서 기인한 것으로 본다. 애매한 결과로 인해 최종적으로 부정적 평가를 뒤집지는 못했다.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이천수(43)가 한국 축구 대표팀 내분 사태와 관련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리더십 부재를 비판했다. 이천수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리춘수’에 2월 15일 올린 ‘이번 선수단 불화설에 대한 이천수의 생각’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선수들이 다툰 사건에 대해 클린스만 감독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비판했다. 그는 성적도 중요하지만 선수단의 규율을 만들고 선수들을 하나로 만드는 것도 감독의 할 일인데 절대적인 리더십이 없다면서 선수단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도 모르면서 왜 대표팀 감독을 하고 있는 것이냐고 일갈했다.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절대적인 가운데, 축구 대표팀 수비수 김진수(32·전북 현대)는 2월 16일 이운재의 유튜브 채널 ‘지지스튜디오‘의 채널에 출연해 선수들도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성원으로서 클린스만 감독과 코칭스태프들이 노력하는 모습을 봤다며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부정적 평가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2월 16일 정몽규 회장은 대표팀 다툼과 관련해 “시시비비를 따지는 건 상처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언론과 축구를 사랑하는 팬분들도 도와주셔야 한다”, “시시비비를 따지기보다, 선수들이 더 성장하고 한 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정몽규 회장의 말에 따르면 대표팀 내분 사건이 그냥 이대로 묻힐 분위기다. 클린스만 감독 해임으로 모든 걸 덮으려고 해서는 안될 것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앞으로 이 사건의 원인과 책임을 규명하고, 이 같은 내분이 다시 발행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