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시윤이 최근 SBS <미운 우리 새끼>에 합류했다. 1986년생으로 올해 마흔 살인 그는, 결혼 적령기를 넘긴 ‘노총각’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인 만큼 이제 이 프로그램에 출연할 자격이 있다고도 할 수 있다. KBS <1박 2일>에 출연할 때는 자주 얼굴을 비췄지만, 그 이후에는 간혹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는 정도였다. 한 시간가량 오로지 본인만 출연하고, 특히 집과 사생활을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대중들의 관심이 쏠렸다. ‘유명한 스타는 어떻게 살까?’라는 궁금증을 자아냈다.

윤시윤은 2009년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을 통해 얼굴을 알렸다. 이 작품으로 유명해졌지만, 흔히 말하는 ‘스타’라고 불리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 그가 ‘톱스타’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은 KBS 2TV 수목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출연 이후다. 이 드라마에서 주인공 ‘김탁구’ 역을 맡아 시청률 50%를 기록하면서 엄청난 인기를 얻고 순식간에 톱스타로 떠올랐다. 현재 미디어 환경에서는 시청률 50%라는 수치는 사실상 불가능하며, 10%만 넘어도 ‘대박’이라고 불린다. <제빵왕 김탁구> 이후 윤시윤은 대중들에게 스타로 인식되고 있다.

<미운 우리 새끼>에서 보여준 윤시윤의 철저한 자기관리는 큰 화제가 되었다. 그의 모든 일정은 분 단위까지 알람에 맞춰져 있으며, 알람 소리에 일어나고 알람 소리에 잠이 든다. 하루의 시간을 쪼개가며 부지런히 생활하는 모습은 강력한 의지 없이는 불가능하다. 사람은 누구나 쉬고 싶고, 앉고 싶고, 눕고 싶은 욕구가 있지만, 윤시윤은 나태해지지 않으려는 의지로 이를 극복한다. 그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정리와 청소다. <미운 우리 새끼>에 나타난 그의 자기관리 모습을 정리해 본다.

정리의 달인 윤시윤의 집 공개

<미운 우리 새끼>의 윤시윤 소개 화면은 거실 풍경으로 시작한다. 거실 중앙의 카펫 위에는 8인용 책상과 의자가 놓여 있고, 양쪽 벽은 책으로 가득 찬 책장으로 꾸며져 있다. 보통 거실에 소파와 TV가 놓여 있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아침 6시 59분, 로봇 청소기가 거실에서 방으로 이동한다. 7시가 되자 윤시윤이 잠들어 있던 방에 자동으로 불이 켜지고 알람이 울린다. 그는 알람 소리에 맞춰 바로 일어난다.

처음 공개된 윤시윤의 집은 한강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넓은 거실을 자랑한다. 도서관 같은 거실 옆에는 물건 하나 나와 있지 않은 깔끔한 주방이 있다. 주방의 모든 물건은 ‘오와 열’이 완벽하게 맞춰져 있고, 선반 역시 ‘오와 열’, 높이, 크기 등을 고려해 정리되어 있다. 기름통까지 완벽하게 정렬되어 있으며, 냉장고의 소스는 높이별로, 잼은 나란히, 두부는 크기별로 정리되어 있다. 옷방의 셔츠는 색깔별로 분류되어 있고, 신발도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다.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은 종류별로 묶어 폴더에 넣고 이름까지 붙여놓았다. 화장실 휴지는 호텔처럼 끝을 삼각형으로 접어 놓았다. 카메라는 집안 곳곳의 정리된 모습을 비춘다. 제작진과의 인터뷰가 이어진다.

윤시윤: “저는 배열, 규칙 이런 걸 좋아해요. 그릇 같은 것도 오와 열, 짝수 이런 식으로 딱 맞춰야 장을 열었을 때 기분이 좋아서, 하나라도 삐뚤어져 있으면 싫어요.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집 문을 열었을 때 집이 완벽하게 저를 환영해줬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힐링을 얻고 힘을 얻거든요. 그래서 저는 집을 절대로 흐트러뜨리지 않아요.”

제작진: “집에 소파가 하나도 안 보이더라고요?”

윤시윤: “집에 소파를 놓지 않는 이유는, 생각해보면 집에서 가장 나태해지는 시간의 1번이 소파라고 생각해요. 나태한 시간을 없애기 위해 누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지 않았어요. 의자도 햄버거 가게 의자처럼 불편한 의자만 두고요. 누울 수 있는 공간은 침대 외엔 없어요.”

윤시윤은 일어나자마자 아침 식사로 프로틴 셰이크를 만들기 시작했다. 쓴 물건은 바로 정리하는 습관을 보였다. 프로틴 셰이크를 만드는 중에도 알람이 울린다. ‘오전 7:03 프로틴/영양제 먹기’라는 알람에 맞춰 프로틴 셰이크와 영양제를 챙겨 먹는다. 그 와중에도 사용한 물건들을 계속 정리한다.

또다시 알람이 울린다. ‘오전 7:07 발성 연습’.

윤시윤: “알람을 맞춰 다음 날 일정을 정해놓는 편이에요. 한 달, 일주일 계획은 기본이고, 하루 전날 할 일을 계획하고 알람을 맞춰 놔요. 시간대별로 ‘몇 시에는 뭘 하고, 몇 시에는 뭘 하자’라고 정하는 이유는 하나예요. 정해놓지 않으면 나가서 의미 없이 시간을 보낼까 봐요. 저는 제가 나태해지는 게 너무 무서워요. 저는 엄청 게으른 사람이기 때문에 정해놓지 않으면 안 돼요.”

제작진: “시간이 안 지켜지면 불안하세요?”

윤시윤: “불안해요. 계획이 어긋나니까. 저는 계획대로 살아갈 때가 제일 편한 것 같아요. 거기서 에너지를 얻고요.”

자기 통제와 자기관리의 끝판왕

알람에 따라 사는 완벽한 **’계획형 인간’**이다. 알람을 매일 맞추는 것도 나태해지지 않기 위한 노력이다. 또다시 알람이 울린다. ‘오전 7:07 발성 연습’. 발성 연습을 하면서 사용한 컵은 바로 설거지한다. 설거지 후, 한강 뷰를 보며 발성 연습을 하는데, 누워서 등과 다리를 든 채 연습에 몰두한다. 또다시 울리는 알람. 윤시윤이 거리로 뛰어나간다. 7시 50분에 헬스장에 도착해 러닝을 시작한다. <모범택시3>를 앞두고 체지방을 관리 중인 그는 작품을 위해 10kg을 감량했고, 현재 체지방률은 6.5%다. 가수 김종국이 9%, 축구선수 호날두가 7%라고 하니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목표는 체지방률 5%다. 쉬지 않고 30분 러닝 후, 8시 20분부터 개인 PT 시간이다. 선명한 식스팩이 드러난다. 9시에 귀가해 샤워 후 알람이 울린다. 9시 40분, 아침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검은색 뚜껑을 열자 가스레인지가 나타난다.

제작진: “가스레인지에 뭘 덮어놓으셨던데요?”

윤시윤: “평평하게 수평을 맞추는데 가스레인지 혼자 튀어나와 있어서 가스레인지를 가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찾아보니까 반려동물용으로 나오는 덮개가 있더라고요. 자세히 보면 옆에 콘센트도 검은색과 검은색 사이에 흰색 콘센트가 싫어서 액자처럼 해서 가렸어요.”

제작진: “그걸 안 가리면 눈에 거슬려요?”

윤시윤: “네, 그렇죠.”

인터뷰 후, 프로그램 초반처럼 집안 곳곳을 다시 비춰준다. 직접 주문 제작한 가스레인지 덮개, 보이기 싫어 덮개로 가린 콘센트, 식기류 하나 없는 싱크대. 주방의 모든 물건은 가려져 있거나 수납되어 있다. 오와 열을 맞추기 위해 냉장고 칸마다 용기를 통일했고, 채소 칸 식재료에는 일일이 라벨링을 붙였다. 냉동실에도 재료 목록을 하나하나 붙여놓았다.

윤시윤: “재료를 냉장고에 그냥 두면 관리가 안 되거든요? 그래서 항상 냉장고 앞에는 칸마다 순서대로 재료 목록을 붙여놔요. 그리고 소비하면 거기서 떼버리고, 새로 넣을 때는 다시 네임택을 붙여 놓죠.”

제작진: “군대의 영향을 받은 건가요?”

윤시윤: “해병대에서 정리할 때 기쁨을 느꼈어요, 하하. 너무 좋았어요. 개인 장구류 정리 시간이 저한테는 힐링 시간이었어요, 하하.”

군대 가기 전부터 이미 정리를 좋아했다고 한다. 포스트잇으로 식재료 출입을 관리하는 모습은 **’알람왕’**에 이은 **’정리왕’**의 면모를 보여준다. 아침 식사 시간은 9시 40분. 20분 안에 요리와 식사를 모두 끝내야 한다. 오늘의 아침은 틸라피아 구이(고단백 생선)와 저염 명란 오차즈케다. 초스피드로 아침 식사를 완성하고, 사용한 팬은 바로 물에 불린다. 식사 전 가스레인지에 기름이 튄 자국을 1초도 용납하지 못하고 닦아낸다. 9시 50분에 식사를 시작하고, 밥을 먹는 중에도 시간을 확인한다. 8분 만에 식사를 마치고 사용한 식기를 바로 치운다. 완벽한 **’위생왕’**이다. 가스레인지 청소가 끝난 후, 완벽하게 제자리에 가스레인지 덮개를 덮는다. 설거지가 끝나자마자 알람이 울리고, 그는 다음 계획을 시작한다.

오전 10시, 영어 수업. 전화로 회화 수업을 한다. 한 시간 후 영어 수업이 끝나고, 11시부터 곧바로 일본어 수업이 시작된다. 역시 전화로 진행되는 회화 수업이다. 12시, 캐릭터 분석 및 연기. 안방 옆에 있는 영화관에서 한쪽 벽을 가득 채운 스크린으로 드라마를 보며 캐릭터를 분석한다. 보던 드라마를 잠시 멈추고 사진을 찍고, 메모를 한다. 다시 알람이 울린다. 오후 1시, 휴식 시간이다. 게임방에서 게임에 몰입하는데, 갑자기 모니터가 꺼진다.

윤시윤: “게임을 시작하면 끝이 없기 때문에 시간을 정해놔야 해요. 15~20분 지나면 모니터가 꺼지도록 설정해 놨어요.”

한 달 입을 옷을 미리 준비하는 계획형 인간

게임을 하는 시간까지 정확하게 미리 계획한다. 윤시윤의 휴식은 단 15분. 게임 후, 게임방 안에 있는 또 다른 공간인 옷장으로 들어간다. 옷들은 종류별, 색깔별로 분류되어 있다.

윤시윤: “옷장이 옷가게처럼 좋은 상태였으면 좋겠어요. 그러려면 옷의 개수가 많으면 안 되거든요. 옷과 옷이 겹치면 안 되기 때문에 옷걸이 간격을 일정하게 떨어뜨려 놓았어요. 행거에 최대한의 옷걸이 개수가 정해져 있어서, 만약 옷걸이가 모자라면 옷을 정리해요.”

옷장에서 옷들을 꺼내와 거실 탁자에 펼쳐 놓고, 액세서리 보관함도 꺼낸다. 액세서리 함에는 안경과 선글라스, 금목걸이, 허리띠 등이 들어 있다. 모든 물건을 거실에 펼쳐 놓고 윤시윤은 혼잣말처럼 “계획을 세워 봅시다”라고 말한다. 5월 달력에는 쉬는 날까지 포함하여 매일 입을 옷 스타일을 미리 사진으로 붙여 놓았다.

제작진: “옷에 관심이 있으세요?”

윤시윤: “아니요. 저 예전에 ‘워스트 패션’으로 뽑힌 적도 있고, 마흔이 되면서 스타일 변화를 해보고 싶은데 일상복에서도 제 스타일이 아닌 옷들에 도전해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제가 옷에 관심도 없고 잘 못 입고 자신도 없어서 차라리 스타일리스트와 상의해서 한 달 치 착장을 미리 해놓고 계획대로 입고 있어요.”

휴대폰에는 스타일리스트와 상의한 착장들이 나열되어 있다. 방송 의상을 포함해 일상복까지 미리 계획하는 것이다. 오늘은 미리 상의한 6월 의상을 입어보는 날이다. 6월 1일 착장은 엄마와의 데이트를 위해 올블랙으로 맞췄다. 착용 후 인증샷을 찍고 1일차 착장을 완료한다. 다음 날 착장은 스트라이프 셔츠와 베이지색 바지다. 액세서리는 스타일리스트와 상의 없이 윤시윤이 직접 선택한다. 선글라스를 쓰고 진주 목걸이 두 개, 진주 팔찌 한 개를 착용한다. 온몸을 진주로 꾸민 착장이다. 다음 착장은 검은색 재킷에 흰색 바지, 그리고 진주 목걸이 두 개다.

제작진: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액세서리는요?”

윤시윤: “진주! 진주가 좋은 것 같아요. 뭔가 건강해지는 느낌. 레트로한 느낌을 좋아하는데 진주가 딱 그 느낌이에요. 진주 너무 좋아요.”

액세서리 함에는 진주가 가득하다. 블랙 점퍼에도, 화이트 셔츠에도, 가죽 재킷에도, 블루 셔츠에도 모두 진주 목걸이를 매치한다. 진심으로 진주를 좋아하는 남자다. 착장 확인이 끝나고 달력에 무언가를 작성한다.

윤시윤: “흰 옷은 싱가포르에서도 입을 수 있으니까 이걸 공항 패션으로 입어야겠다.”

방금 입어본 착장을 하나하나 달력에 기록한다. “리딩 갈 때는 정장 위주로. 야구장은 흰 티로 가야겠다. 첫 리허설 때. 할머니 댁 갈 때. 엄마 만날 때.” 일상복까지 코디를 완료하고 6월 착장 계획을 완성한다. 이 모습을 보던 배우 최진혁의 어머니는 “한 달 치 옷 계획을 짜는 연예인은 처음 보는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착장을 마친 후 서랍에서 6조각으로 나눠진 판을 꺼낸다. 티셔츠를 판 위에 놓고 그대로 접어 깔끔하게 정리하는 도구다. 정리가 끝난 티셔츠는 옷가게처럼 깔끔하게 접어 옷방의 제자리에 두고, 셔츠 사이의 간격도 일정하게 맞춘 후 향기 스프레이로 마무리한다. 옷 정리까지 마치고 어머니에게 전화를 건다.

너무 깨끗한 화장실, 엄마도 사용하기 힘들어 함

엄마와 바지를 공유하는 ‘효자’ 윤시윤은 통화 도중 어머니에게 화장실 사용을 허락한다. 그런데 어머니는 윤시윤의 집 화장실을 사용하기 불편해한다. 화장실 바닥에는 물기 하나 없고, 호텔식으로 휴지까지 접어 놓는 모습을 보며 어머니는 **’지하철 화장실이 더 편하다’**고 말하기까지 한다.

세차의 달인, 세차왕

통화를 마친 윤시윤은 셀프 세차장으로 향한다.

윤시윤: “세차를 하고 있으면 기분이 안정되고 좋아요. 큰 기계를 제가 만지면서 왠지 차와 대화하는 느낌이랄까요? 일주일에 한 번은 꼭 세차하러 가요.”

세차 전용 점프수트까지 착용하고, 쇼핑백 가득 챙겨온 세차 용품의 개수만 봐도 그의 내공이 느껴진다. 세차용 앞치마를 두르고, 세차에 방해되는 소음을 차단하기 위해 헤드폰까지 착용한다. 세차에 진심인 남자, **’세차왕’**이다. 이를 보던 MC 서장훈은 “뭘 해도 전부 다 진심으로 하네”라고 말한다. 끝도 없이 나오는 세차 용품들은 꺼내자마자 오와 열을 맞춰 정리된다. 청소용 솔, 압축 분무기, 애벌 세척 세제, 카 샴푸, 타이어 세제, 타르 제거제, 유막 제거기, 차량 광택제, 실내 코팅제, 가죽 보습제, 타이어 광택제, 초극세사 수건 등 용도별로 열을 맞춰 정리한다.

이제 세차를 시작한다. 고압수 노즐은 차에 닿지 않게 정리하고 45도 각도를 유지하며 발사한다. 전문가의 포스가 느껴진다. 타이어는 둥글게 롤링한다. 이를 지켜보던 연예인 어머니들은 “세차장 직원 같다”(가수 김희철 어머니), “직원이라 그래도 믿겠어요”(배우 이동건 어머니)라고 감탄한다. 오염 제거를 위해 타이어에 클리너를 분무한 후, 타이어 전용 솔로 문지른다. 디테일한 작업을 위한 얇은 솔과 넓은 솔 두 가지를 사용하며 타이어 구멍 속까지 꼼꼼하게 청소한다. 타이어에도 진심이다. 서장훈은 “세차장에 맡겨도 저렇게는 안 해줄 텐데”라고 말한다. 윤시윤은 “애벌 세척. 때를 불려줍시다”라고 말하며 묵은 때를 불린다. 다음은 스노우폼을 뿌리는 단계다. 미세 거품 세제로 한 번 더 때를 불린다. 능숙한 손놀림으로 분사하자 스노우폼이 빈틈없이 채워진다. 이제 카 샴푸 단계다. 세제에 고압수를 추가해 거품을 통에 가득 채운다. 스노우폼으로 불린 때를 닦아주는 카 샴푸 작업은 기계가 아닌 맨손으로 직접 한다. 주유구 속까지 꼼꼼하게 닦는다. 서장훈은 “주유구 닦는 사람 처음 봤어요”라고 놀란다.

윤시윤: “저는 청소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제가 청소할 수만 있다면 더러운 걸 볼 때 되게 흥분돼요. 너무 좋아요. 뜨거운 물로 스팀하고 녹이고 막 닦아서 깨끗해지고 있는 그 과정이 너무 좋아요.”

세차 시간이 최고의 **’힐링 타임’**인 셈이다. 물로 세척하자 묵은 때가 시원하게 씻겨 내려간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행복해하는 표정이다. 이제 물기를 닦을 시간이다. 세차 전용 초극세사 수건으로 문지르지 않고 한 번에 스윽 잡아당기자 물기가 깨끗하게 제거된다. 이어서 유막 제거기로 유리에 쌓인 기름막을 제거하는 작업까지 진행한다. 서장훈은 “집에 가서 끙끙 앓겠다, 너무 힘들어서”라고 말하고, 어머니들도 “몸살 나겠다”며 걱정한다. 드디어 세차의 마지막 단계인 차량 광택 내기. 광택제를 뿌리고 극세사 수건으로 닦아낸다. 다 닦은 후 차 범퍼 위에 종이컵을 놓고 미끄러지는 것을 보며 만족한다. 2시간 동안 외부 세차만 진행했는데도, 관리를 너무 잘해서 12년 된 차가 새 차처럼 보인다.

어느덧 저녁이 찾아왔다. 방금 사용한 세차 용품들이 욕실에 가득하다. 집에 오자마자 쉬지도 않고 세차 용품 청소에 돌입한다. 현재 시간 오후 8시. 세제 용기까지 세척하자 이를 지켜보던 어머니들은 언제 쉬냐며 걱정한다. 세차 용품 청소가 끝나자, 이번에는 락스 등 청소 용품을 꺼낸다. 세차 용품을 청소하느라 더러워진 화장실을 청소하기 시작한다. 거울, 변기까지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멈추지 않는다. 마치 ‘내 사전에 휴식이란 없다’는 듯이. 신동엽은 “어머니가 화장실을 못 쓰는 이유가 있네요”라고 말한다. 화장실 바닥부터 변기, 거울, 욕조까지 물을 뿌리고 물기를 제거하며 완벽하게 깨끗하게 만든다.

MC 서장훈: “살이 빠지는 이유가 있다.”

가수 다니엘: “조깅 안 해도 될 것 같은데.”

MC 서장훈: “조깅 안 해도 충분할 것 같고, 밥을 조금 더 먹어도 될 것 같아요.”

작품을 위한 자기 절제, 금주

화장실 청소까지 끝나고 드디어 씻는다. 샤워 후 접시 위 핑거푸드 3개와 위스키를 가져온다. 병으로 된 돔 안에 우드 칩(나무 조각)을 뿌리고, 위스키를 돔 안에 넣은 후 우드 칩에 불을 붙이자 연기가 차오른다. 나무 조각을 태워 위스키에 연기 향을 입히는 ‘스모키 페어링’이다. 스모키 향을 입힌 위스키를 잔에 담아 냄새를 한 번 맡고 핑거푸드를 한 입 먹는다. 또 냄새를 맡고 핑거푸드를 한 입 먹는다. 마시지 않고 계속 냄새만 맡다가, 유리 막대 같은 것으로 위스키를 살짝 혀에 댄다. 다시 한번 혀에 쿡쿡 찍어본 후, 그대로 위스키를 버리고 자리를 정리한다.

윤시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작품 중에는 위스키 냄새만 맡는다길래 저도 해봤는데 효과가 있더라고요. 냄새만 즐기고 안 마시는 거예요. 체중 관리에 먹는 것보다 알코올이 훨씬 중요하더라고요. 술은 마신 만큼 체지방 감량을 방해해 버려서요. 이번에 먹는 것은 그렇게까지 빡빡하게 하지 않는데, 지금 술을 6개월 동안 통제하고 있으니 체지방률이 처음으로 10% 밑으로 내려가더라고요.”

윤시윤: “저는 제가 나태해지는 게 너무 무서워요. 지금 제가 어린 나이에 좋은 사랑을 받고, 제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좋은 환경에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제가 무언가 나태해지거나 젊은 청년으로서 방탕한 삶을 살 때, 죄책감이 커요. 저는 엄청 게으른 사람이기 때문에 정해놓지 않으면 안 돼요. 정말로.”

금욕 상자

사용한 컵은 바로 설거지한다. 빠르게 설거지를 마치고 드디어 집 안에 어둠이 찾아온다. 책장에서 무언가를 꺼낸다.

윤시윤: “휴대폰을 ‘금욕 상자’라고 불리는 곳에 넣고 잠가버리는 게 있어요. 특히 자기 전에 휴대폰 화면을 보면 도파민 때문에 오히려 잠을 잘 못 자요. 정신 차려보면 새벽 두 시인데, 본 것은 몇 개 안 되고요. 그래서 휴대폰을 그냥 상자에 넣고 잠가버려요.”

아침에도 책장에 있던 금욕 상자 안의 휴대폰에서 알람이 울렸다. 그리고 잠들기 전 다시 금욕 상자에 휴대폰을 봉인한다. 자기 전에 휴대폰을 보지 않는 **’통제왕’**이다. 현재 시간 오후 10시. 안대까지 착용하자 하루가 끝난다. 빈틈없이 꽉 채운 하루의 끝은 유일한 휴식처인 잠자리다.

윤시윤: “계속 게으른 제 자신을 닦달하면서도 위로하면서 나아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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