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람왕, 청소왕, 정리왕, 세차왕, 계획형 인간, 자기관리의 끝판왕, 배우 윤시윤
배우 윤시윤이 새롭게 SBS <미운 우리 새끼>에 합류했다. 1986년생으로 이제 한국 나이 40이다. 일반적인 결혼 적년기를 넘긴 노총각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이기에 이제 이 프로그램에 출연할 자격이 있다고도 하겠다. KBS <1박 2일>에 출연할 때는 자주 볼 수 있었지만 이후에는 간혹 예능 프로그램에 얼굴을 비추는 정도였다. 그렇지만 1시간 정도 오로지 본인만 출연하는 것은 처음이다. 더욱이 본인의 집과 더불어 사생활을 보여준 건 처음이다. 그런 이유로 관심이 갔다. 유명한 스타는 어떻게 살까?
윤시윤은 2009년 MBC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을 통해 알려졌다. 이 작품을 통해 유명해졌지만 흔히 말하는 ‘스타’라고 말하기에는 부족했다. 그가 ‘스타’라고 불리게 된 건 KBS 2TV 수목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출연 이후다. 그는 이 드라마에서 주인공 ‘김탁구’ 역을 맡았다. 이 드라마가 시청률 50%를 기록한 덕에 엄청난 인기를 얻으며 순식간에 톱스타로 급부상했다. 시청률 50%란 수치는 이제는 불가능하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로 지금은 시청률 10%만 나와도 대박이라고 한다. <제빵왕 김탁구> 이후 윤시윤은 스타로 인식되고 있다.
윤시윤은 <미운 우리 새끼>에서 철저한 자기관리로 세간의 관심을 이끌었다. 모든 일정은 시간별로 알람에 맞춰져 있다. 알람소리에 일어나고 알람소리에 잠이 든다. 분단위까지 알람을 설정할 정도로 하루의 시간을 쪼개서 부지런한 하루를 보낸다. 철저한 자기관리는 강력한 의지로 가능하다. 사람은 쉬고 싶어 한다. 앉고 싶고 눕고 싶다. 윤시윤은 이러한 욕구들을 나태해지지 않으려는 의지로 이겨낸다. 그 일면의 하나가 정리 및 청소다. 그래서 <미운 우리 새끼>에 나타난 윤시윤의 정리와 청소에 관한 모습들에 나타난 자기관리의 모습들을 정리해 본다.
정리왕 윤시윤의 집 공개
<미운 우리 새끼>에서 윤시윤 소개 화면은 거실 풍경부터 시작한다. 거실 중앙에 카펫 위 8인석 책상과 의자가 놓여 있고 거실 양쪽 벽은 책이 꽉 찬 책장으로 꾸며졌다. 보통 거실 한쪽 벽은 소파, 맞은 편 벽에는 TV가 놓여 있는 것과는 달랐다. 아침 6시 59분에 로봇청소기가 거실에서 방으로 간다. 7시가 되자 윤시윤이 자고 있던 방에 자동으로 불이 들어오고 알람이 울린다. 알람 소리에 윤시윤이 바로 일어난다.
처음 공개되는 윤시윤의 집. 한강을 통째로 품은 널찍한 거실이 보인다. 도서관 같은 거실 옆에는 깔끔한 주방이다. 밖으로 나와 있는 물건이 없다. 주방에 있는 모든 게 오와 열이 칼각으로 맞춰졌다. 선반 역시 오와 열, 높이, 크기 등으로 정리했다. 주방에는 기름통이 완벽게 정렬되어있다. 냉장고의 소소는 높이별로, 잼은 나란히, 두부는 크기별로 정렬됐다. 옷방에 있는 셔츠는 색깔별로 분류해서 정리했다. 신발 정렬도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다. 휴대폰에 있는 어플들은 종류별로 묶어서 한 단추에 넣을 뿐 아니라 밑에 이름도 달았다. 화장실 화장지는 호텔처럼 끝을 삼각형으로 만들어져 있다. 카메라는 집안 곳곳 정리된 모습들을 비춰준다. 제작진 인터뷰가 이어진다.
윤시윤 – 저는 배열, 규칙 이런 걸 좋아해요. 그릇 같은 것도 오와 열, 짝수 이런 식으로 딱 맞춰야지 장을 열었을 때 좋아가지고 하나라도 삐뚤어져 있으면 싫어요. 아무리 바쁘고 아무리 힘들어도 집 문을 열었을 때 집이 완벽하게 나를 환영해줬으면 좋겠어요. 그래야지 힐링을 얻고 힘을 얻거든요. 그래서 저는 집을 절대로 흐트러트리지 않아요.
제작진 – 집에 보니까 소파가 하나도 안 보이더라고요?
윤시윤 – 집에 소파를 놓지 않는 이유가 생각해 보면 집에서 제일 나태한 시간 1번이 소파에요. 나태한 시간을 없애기 위해서 누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지 않았어요. 의자도 햄버거집 의자 같은 거(불편한 의자), 누울 수 있는 공간은 침대 외엔 없어요.
윤시윤은 일어나자 마자 아침으로 프로틴 세이크를 만들기 시작했다. 만들면서도 쓴 물건은 바로 정리 한다. 프로틴 세이크를 만드는 중 알람이 울린다. 오전 7:03 프로틴/영양제 먹기. 프로틴 세이크와 영양제를 챙겨 먹는다. 그런 와중에도 썼던 물건들에 대한 정리는 계속된다.
또 다시 알람. 오전 7:07 발성연습
윤시윤 – 알람을 맞춰서 다음날 일정을 정해놓는 편이에요. 한 달 플랜은 기본, 일주일 플랜을 짜고, 하루 전날에 할 일을 계획하고 알람을 맞춰놔요. 시간 타임별로 몇 시에는 뭘 하고 몇 시에는 뭘하고. 정하는 이유는 하나에요 정해놓지 않으면 나가서 의미 없게 놀까 봐. 저는 제가 나태해지는 게 너무 무서워요. 저는 엄청 게으른 사람이기 때문에 정해놓지 않으면 안돼요.
제작진 – 시간이 안 지켜지면 초조하고 그러세요?
윤시윤 – 불안해요. 계획이 어긋나니까. 저는 계획대로 살아갈 때가 제일 편한 것 같아요, 거기서 에너지를 얻고.
알람왕, 자기 통제 및 자기 관리의 끝판왕
알람 따라 사는 계획형 아들이다. 알람을 매일 맞추는 것도 나태해지지 않기 위해서이다. 또 다시 알람이 울린다. 오전 7:07 발성연습. 발성 연습하면서 사용한 컵은 바로 설거지한다. 설거지 후 한강뷰를 벗 삼아 발성 연습을 한다. 누어서 등과 편 발을 든 채 연습에 몰두한다. 또 울리는 알람. 그리고 윤시윤이 거리를 뛰어간다. 07:50에 헬스장에 도착했다. 그리고 러닝을 시작한다. <모범택시3>를 앞두고 윤시윤은 체지방 관리중이다. 작품을 위해 10kg을 감량한 현재 체지방률은 6.5%다. 가수 김종국이 9%, 축구선수 호날두가 7%라고 하니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목표는 체지방률 5%다. 쉬지 않고 30분 러닝 후, 08:20 개인 PT 시간이다. 선명한 식스팩이 드러난다. 09;00 귀가. 샤워 후 알람이 울린다. 09:40 아침식사를 준비하려고 검은색 뚜껑을 열자 가스레인지가 나온다.

제작진 – 가스레인지에 뭘 덮어놓으셨던데?
윤시윤 – 평평하게 수평을 맞추는데 가스레인지만 티어나온 게 그래서, 가스레인지를 가려야겠다, 찾아보니까 반려동물용으로 나오는 덮개가 있는 거에요. 잘 보면 옆에 콘센트도 검정과 검정 사이에 흰색 콘센트가 싫어서 액자처럼 해서 가렸어요.
제작진 – 그걸 안 가리면 눈에 거슬려요?
윤시윤 – 그렇죠.
인터뷰 후 프로그램 처음 시작할 때처럼 집안 곳곳을 다시 비춰준다. 직접 주문 제작한 가스레인지 덮개, 보이는 게 싫어서 덮개로 가린 콘센트, 식기류 하나 없는 싱크대. 주방에는 전부 가려져 있거나 수납되어 있다. 오와 열을 위해 냉장고 칸마다 용기를 통일하고, 채소 칸 식재료에 일일이 라벨링을 써 붙였다. 냉동실에도 하나하나 재료 목록을 붙였다.
윤시윤 – 재료를 냉장고에 그냥 두면 관리가 안되거든요? 그래서 항상 냉장고 앞에는 칸마다 순서대로 붙여놔요. 그리고 소비를 하면 거기서 떼버리고. 들어갈 때는 다시 네임텍으로 붙여 놓거든요
제작진 – 군대의 영향을 받은 거에요?
윤시윤 – 해병대에서 정리할 때 기쁨을 느꼈어요 흐흐. 너무 좋았어요. 저는 힐링 시간이었어요. 개인 장구류 정리시간 흐흐.
군대 가기 전부터 이미 정리를 좋아했다. 포스트잇으로 식재료 출입을 관리하고 있다. 알람왕에 이은 정리왕이다. 아침식사 오전 9:40. 20분 안에 요리와 식사를 끝내야 한다. 오늘의 아침은 틸라피아구이(고단백 생선)와 저염 명란 오차즈케다. 초스피드로 아침을 완성했다. 쓴 팬은 바로 물에 불린다. 그리고 아침밥 준비 위해 사용한 가스레인지도 닦는다. 밥 먹기 전 닦고 밥을 먹는다. 가스레인지에 기름이 튀는 것은 1초도 용납 못한다. 09:50 아침 식사. 밥 먹는 중에도 시간을 체크한다. 8분 만에 식사 종료하고 먹은 건 바로 치운다. 위생왕 윤시윤이다. 가스레인지 청소 후, 완벽하게 있던 자리 그대로 가스레인지 덮개를 덮는다. 설거지 종료와 동시에 알람이 울린다. 시간 딱 맞춰 다음 플랜을 시작한다.
오전 10:00 영어수업. 전화로 회화를 한다. 1시간 후 영어수업이 끝나고, 11:00 곧바로 일어 수업이 시작된다. 역시 전화를 통한 회화 시간이다. 12:00 캐릭터 분석 & 연기. 안방 옆에 있는 영화관이다. 한 쪽 벽을 스크린이 가득 채우고 있다. 보던 드라마 잠깐 멈추고-사진 찍고-적고. 드라마 속 캐릭터 분석 중이다. 다시 알람. 오후 1시 휴식시간이다. 게임방에서 게임에 몰입한다. 신나게 게임 하는 중 갑자기 모니터가 꺼진다.
윤시윤-게임을 시작하면 끝도 없기 때문에 시간을 정해놔야 해요. 15~20분 지나면 모니터가 꺼져요.
한 달 입을 옷을 미리 준비하는 계획형 인간
게임하는 시간도 정확하게 미리 계획한다. 시윤의 휴식은 딱15분. 윤시윤이 게임 후 게임방 안에 또 다른 공간으로 들어간다. 옷장이다. 옷들이 종류별로 색깔별로 분류되어 있다.
윤시윤 – 옷장이 옷가게처럼 좋은 상태였으면 좋겠어요. 그러려면 옷의 개수가 많으면 안 되거든요. 옷과 옷이 겹치면 안 되기 때문에(일정한 간격으로 떨어져 있는 옷들). 행거에 최대한의 옷걸이 개수는 정해져 있어요. 만약에 옷걸이가 모자르다? 그럼 전 옷을 정리해요.
옷장에서 옷들을 꺼내와 거실 탁자에 펼쳐 놓는다. 그리고 액세사리 보관함도 거실 탁자에 펼친다. 액세사리 함에는 안경과 선글라스 금목걸이 허리띠 등이 들어있다. 악세사리 보관함부터 옷까지 거실에 펼쳐 놓고 윤시윤은 “계획을 세워 봅시다.”라고 혼자 말한다. 5월 달력에는 쉬는 날까지 포함하여 매일 입을 옷 스타일을 미리 사진으로 붙여 놨다.
제작진 – 옷에 관심이 있으세요?
윤시윤 – 아니요. 저 예전에 워스트 패션으로 뽑힌 적도 있고, 40대가 되면서 스타일 변화를 해보고 싶은데 일상복에서도 제 스타일이 아닌 옷들에 도전해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제가 옷에 관심도 없고 잘 못 입고 자신도 없어서 차라리 스타일리스트랑 상의해서 한 달 치 착장을 미리 해놓고 계획대로 입고 있어요.
휴대폰에는 스타일리스트와 상의한 착장이 나열됬다. 방송의상 포함하여 일상복까지 미리 짜두는 것이다. 오늘은 미리 상의한 6월 의상 입어보는 날. 6월 1일 착장은 엄마랑 데이트를 위해 올블랙으로 착장했다. 실착후 인증샷으로 1일차 착장 완료. 다음 날 착장은 스트라이프 셔츠와 베이지색 바지. 액세사리는 스타일리스트와 상의 없이 시윤이 직접 선택한다. 선글라스 장착. 그리고 다시 진주목걸이를 두 개, 진주 팔찌를 한 개 착용한다. 진주로 도배된 착장이다. 다음 착장은 검정 재킷에 흰 바지 그리고 진주목걸이 두 개.
제작진 – 본인 최애 액세사리는?
윤시윤 – 진주! 진주 좋은 것 같아요. 뭔가 건강해지는 느낌. 레트로한 느낌을 좋아하는데 진주가 딱 그 느낌. 진주 너무 좋아요.
액세사리함에는 진주가 가득하다. 블랙점퍼에도 진주 목걸이, 화이트 셔츠에도 진주 목걸이, 가죽 재킷에도 진주 목걸이, 블루 셔츠에도 진주 목걸이. 진주에 진심인 남자다. 착장 확인이 끝나고 뭔가 작성한다.
윤시윤 – 흰 옷은 싱가포르에서도 입을 수 있으니까 이 걸 공항착으로 입어야겠다.
방금 입은 착장 하나하나를 달력에 기록 중이다. “리딩갈 때 입는 건 정장 위주로. 야구장을 흰 티로 가야겠다. 첫 리허설 때. 할머니네 갈 때. 엄마 만날 때.” 일상복까지 코디 완료. 6월 착장 계획을 완성했다. 이 모습을 보던 배우 최진혁 엄마는 “한 달 치 옷 계획 짜는 연예인은 최초인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착장을 끝내고 서랍에서 무엇인가를 꺼낸다. 6조각으로 나눠진 판이다. 꺼낸 것 위에 티셔츠를 놓고 그대로 옷을 접는다. 옷을 깔끔하게 개기 위한 도구다. 깔끔하게 개기 완료. 티셔츠 정리를 옷가게처럼, 옷 하나하나 깔끔하게. 고이 접은 옷은 그대로 옷방에 처음 있던 자리에 그대로 다시 두고, 셔츠 사이 공간도 일정하게 한 후, 향기 스프레이로 마무리한다. 옷 정리까지 마치고 어머니에게 전화를 건다.
너무 깨끗한 화장실에 엄마도 윤시윤 집 화장실 쓰기 어려워 함
엄마 – 오 아들. 니 바지 저번에 준 거 기장이 너무 길어서 수선하러 왔어
시윤 – 집에 바지 정리하니까 3개 정도 더 있거든? 이 번 주 일요일에 와서 바지 가지고 가.
엄마 – 근데 저번에 준 바지는 사이즈는 다 맞는데, 그, 근데.. 지금 요즘 좀 몸이 나가지고 허리가 조금 타이트할 거 같애.
시윤 – 아들보다 허리가 크면 어떻게 해.
엄마 – 그래도 사람들이 다 날씬하다고 한다 뭐
시윤 – 그러니까 엄마는 살을 빼야 돼. 이번 주 일요일에 올 거지 엄마? 덜 청소해 놓을 거니까 화장실 좀 써.
엄마 – 너의 집 화장실은 정말 불편해. 지하철 화장실이 더 편해.
시윤 – 엄마 지하철 화장실 썼었어? 할머니랑 이모할머니도 헬스장 화장실 쓴 게 급해서가 아니라 우리 집 불편해서야?
엄마 – 응 엄마가 그러자고 했지.
시윤 – 왜 불편해 엄마? 어차피 안방 화장실도 아닌데?
엄마 –그렇지 않아도 내가 사람들한테 그랬어. 우리 아들 집 가면 화장실에 밥풀 흘려도 주워 먹어도 된다고! 아 휴 너무 깔끔해가지고 쓸 수가 없어.
시윤 – 아유 엄마가 화장실 가는 게 뭐 어떻다고 식구끼리. 엄마 쓰면, 락스로 한 시간 동안 청소하면 되지 뭐!
엄마 – 그렇지 않아도 네가 해 놓은 것처럼 휴지 세모로 접고 나와(휴지마저 불편한 화장실)
시윤 – 아 엄마가 그거 일부러 접어 놓고 나온 적도 있어?
엄마 – 그럼 일부러 접어 놓지. 또 삐뚤어지면 니 신경쓸까 봐.
시윤 – 근데 그건 엄마. 내가 왜 접어놓냐면 청소가 완료됐다는 뜻이야.
엄마 – 나도 원위치로 해놓는다는 뜻으로 그렇게 해놓는 거야.
시윤 – 근데 엄마가 이미 더럽혔잖아… 엄마 편하게 써요! 이제 우리 집 화장실에서 방귀도 트고 응가도 하고 해야지
세차왕
화면에 비춰진 화장실 바닥에는 물기 하나 없다. 호텔식 휴지 정리까지. 엄마와 바지를 공유하는 아들은 화장실 사용 약속하며 통화를 종료한다. 이제 셀프 세차장으로 향한다.
윤시윤 – 세차를 하고 있으면 기분이 안정되고 좋아요. 큰 기계를 내가 만지면서 왠지 차랑 대화하는 느낌? 일주일에 한 번은 꼭 세차하러 가요.
세차 전용 점프수트까지 착용하고 쇼핑백 가득 챙겨온 세차용품 개수를 보면 내공이 느껴진다. 세차용 앞치마 착용하고, 세차에 방해되는 소음을 차단하기 위해 헤드폰을 착용한다. 세차에 진심인 남자 세차왕 윤시윤이다. 이를 보던 MC 서장훈 “뭐를 해도 전부다 진심으로 하네.”라고 말한다. 끝도 없이 나오는 세차 용품은 꺼내자마자 바로 오와 열로 정리한다. 청소용 솔, 압축분무기, 애벌 세척세제, 카 샴푸, 타이어 세제, 타르 제거제, 유막 제거기, 차량 광택제, 차량 광택제2, 실내 코팅제, 가죽 보습제, 타이어 광택제, 초극세사수건, 초극세세수건2 등. 용도별로 열 맞춰 정리한다.
이제 세차 시간이다. 고압수 각도를 45도 유지하고 발사한다. 노즐은 차에 닿지 않게 정리한다. 전문가 포스가 풍겨진다. 고압수 세척에 때가 벗겨진다. 타이어는 둘글게 롤링한다. 이를 지켜보던 연예인 엄마들은 각자 한 한디씩 한다. “세차장 직원 같애”(가수 김희철 엄마), “직원이라 그래도 믿겠어요”(배우 이동건 엄마). 오염 제거를 위해 타이어에 클리너를 분무한 후, 타이어 전용 솔로 문지른다. 타이어 솔이 두 개다. 디테일한 작업을 위한 얇은 솔은 구멍 속까지 청소 가능하다. 전체를 넓게 청소할 때는 넓은 솔을 쓴다. 타이어에도 진심이다. MC 서장훈은 “세차장에 맡겨도 저렇게 안해줄 텐데.”라고 말한다. 윤시윤 “애벌 세척. 때를 불려줍시다.”라고 말하며 오염물 제거와 묵은 때를 불린다. 다음은 소노우폼 뿌리기. 미세거품 세제로 한 번 더 때를 불린다. 능숙한 손놀림으로 분사하자 스노우폼이 빈틈없이 채워진다. 이제 카 샴푸 단계다. 세제에 고압수를 추가하자 어느새 거품이 통 속을 가득 채운다. 스노우폼으로 불린 때를 닦아주는 카 샴푸 칠은 기계가 아닌 맨손으로 직접한다. 주유구 속까지 꼼꼼하게 한다. MC 서장훈 “주유구 닦는 사람 처음 봤어요.”라고 말한다.
윤시윤 – 청소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저는 제가 청소할 수만 있다면 더러운 걸 볼 때 되게 흥분돼요. 너무 좋아요. 뜨거운 물로 스팀하고 녹이고 막 닦아가지고 깨끗해지고 있는 그 게 너무 좋아요.
세차 시간이 최고의 힐링 타임이다. 물로 세척하자 묵은 때가 시원하게 씻겨 내려간다. 속이 다 시원하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행복해 하는 표정이다. 이제 물기를 닦을 시간이다. 세차 전용 초극세사 수건으로 문지르지 않고 한 번에 스윽 잡아당기자 물기가 한 방에 제거된다. 깔끔하다. 이어서 세차 전문 기계까지 등장한다. 유막제거기로 유리에 쌓인 기름막 제거하는 작업이다. MC서장훈 “집에 가서 끙끙 앓것다. 너무 힘들어서.” 엄마들도 몸살 나것다고 말한다. 드디어 세차 마지막 단계인 차 광택 내기. 광택제를 뿌리고 극세사 수건으로 닦는다. 다 닦은 후 차 범퍼 위 종이컵을 놓은 후 미끄러지는 것을 지켜본다. 종이컵도 미끄러지는 매끄러움에 만족한다. 2시간 동안의 세차가 끝났다. 화면에서 보여지는 것은 외부 세차만이다. 외부 세차만 2시간이다. 관리를 너무 잘해서 12년된 차가 새차처럼 보인다.
어느덧 찾아온 저녁. 방금 쓴 세차용품들이 욕실에 가득이다. 집에 오자마자 쉬지도 않고 바로 세차용품 청소에 돌입한다. 현재 시간 오후 8:00. 세제 용기까지 세척하자 이를 지켜보던 연예인 엄마들은 언제 쉬냐며 걱정이다. 세차용품 청소가 끝났다. 그런데 다시 락스 등 청소용품을 꺼낸다. 이번에는 세차용품 청소하느라 더러워진 화장실을 청소한다. 거울, 변기까지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멈추지 않고 청소한다. ‘내 사전에 휴식이란 없다’처럼. MC 신동엽 “어머님이 화장실을 못쓰는 이유가 있네요.”라고 말한다. 화장실 바닥부터 변기청소, 거울청소, 욕조청소. 물 뿌리고 물기 제거까지 깨끗하다.
MC 서장훈 – 살이 빠지는 이유가 있다.
가수 다니엘- 조깅 안 해도 될 것 같은데.
MC 서장훈 – 조깅 안해도 충분할 것 같고, 밥을 조금 더 먹어로 될 것 같아요.

작품을 위한 자기 절제, 금주
화장실 청소까지 끝나자 이제야 씻는다. 샤워 후 접시 위 핑거푸드 3개와 위스키를 가지고 온다. 병으로 된 돔 안에 우드 칩(나무껍질) 뿌리고, 위스키를 돔 안에 넣고 우드 칩에 불붙이자 연기가 차오른다. 나무껍질을 태워 위스키에 연기 향을 입히는 ‘스모키 페어링’이다. 스모키향 입힌 위스키를 잔에 담아 냄새 한번 맡고 핑거푸드 한 입 문다. 또 냄새 맡고 핑거푸드 한 입. 마시지 않고 계속 냄새만 맡는다. 그러다 유리 막대 같은 걸로 위스키를 살짝 혀에 댄다. 다시 한번 혀에 쿡쿡. 그리고 나서 그대로 위스키를 버리고 자리를 정리한다.
윤시윤 –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작품 중에는 위스키 냄새만 맡는 다길래 해봤는데 저도 효과가 있더라고요. 냄새만 즐기고 안 마시는 거예요. 체중 관리에 먹는 것보다 알코올이 훨씬 중요하더라고요. 술은 먹은 만큼 체지방 줄이는 걸 방해해버려서. 이번에 먹는 거는 그렇게까지 빡세게 안하는데, 지금 술을 6개월 동안 통제하고 있는데, 그러니까 체지방률이 처음으로 10% 밑으로 내려가더라고요.
윤시윤 – 저는 제가 나태해지는 게 너무 무서워요. 지금 제가 어쨌든 어린 나이에 좋은 사랑을 받고, 저는 제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좋은 환경에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제가 무언가 나태해지거나 젊은 청년으로서 방탕한 삶을 살 때, 되게 좀 죄책감이 커요. 저는 엄청 게으른 사람이기 때문에 정해놓지 않으면 안 돼요. 정말로.
금욕상자
사용한 컵은 바로 설거지한다. 빠르게 설거지를 마치고 드디어 집 안에 어둠이 찾아온다. 무언가를 책장에서 꺼낸다.
윤시윤 – 핸드폰을 금욕상자라고 넣고 잠가버리는 게 있거든요. 특히나 자기 전에 휴대폰 화면을 보면 도파민 때문에 오히려 잘 못 자요. 정신 차려보면 막 새벽 두 시고. 몇 개 안봤는데. 그래서 휴대폰 그냥 상자에 넣고 잠가버려요.
아침에도 책장에 있던 금욕상자 안 휴대폰에서 알람이 울렸다. 그리고 자기 전 다시 금욕상자에 휴대폰을 봉인한다. 자기 전에 휴대폰을 보지 않는 통제왕 윤시윤이다. 현재시간 오후 10:00. 안대까지 착용하자 하루가 끝났다. 빈틈없이 꾹꾹 눌러담은 하루다. 그 하루의 끝은 유일한 휴식처인 잠자리다.
윤시윤 – 계속 게으른 내 자신을 닦달하면서 또 위로하면서 나아가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