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2006년 2차 1라운드 한화 이글스 지명을 받고 프로에 데뷔했다. 데뷔 첫해인 2006년 30경기에서 201⅔이닝 18승 6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23, 204탈삼진으로 트리플크라운(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 1위)을 달성해 신인왕과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다. 프로야구 42년 역사상 신인왕과 MVP를 동시에 차지한 건 류현진뿐이다.
이후 경이로운 시즌을 이어갔다. 평균자책점1위 2회, 탈삼진왕 5회를 차지했고 7년 동안 팀에 98승을 안겼다. 연평균 14승을 거둔 셈이다. 통산 ERA도 2.80. 류현진은 ‘괴물 투수’로 불리며 한화의 ‘에이스’로서 KBO리그를 완벽히 지배했다. 류현진의 KBO리그 통산 성적은 7년간 190경기 출전 98승5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 탈삼진 1238개이다.
국제 대회에서도 맹활약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는 캐나다전에서 완봉승을 거뒀다. 쿠바와 결승전에서도 선발 등판하는 등 17⅓이닝 동안 2승 무패 13탈삼진 ERA(평균자책점) 1.04로 활약했다. 류현진의 맹활약 속에 한국은 9전 전승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고 병역 혜택까지 받으며 국제무대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한국 최고 투수로 자리매김한 뒤 2013년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거쳐 미 메이저리그 LA 다저스로 이적했다. 당시 다저스가 한화에 지급한 이적료가 2573만7737달러(약 344억3700만원). 류현진은 6년 3600만달러(약 481억6800만원)를 받았다. 다저스에 입단한 뒤 개막 엔트리에 바로 이름을 올렸다. 그러면서 한국 프로야구 출신 선수 가운데 마이너리그 생활을 거치지 않고 빅리그에 직행하는 최초의 기록도 남겼다. 류현진은 이후에도 재활 등판을 제외하면 마이너리거 생활을 한 적이 없다.
미국에 진출해서도 적응기간도 없이 연착륙했다. 첫 시즌부터 30경기 192이닝을 소화하며 14승 8패 ERA 3.00을 기록하며 내셔널리그(NL) 신인왕 투표에서 4위에 올랐다. 이듬해에도 26경기 152이닝 동안 14승 7패 ERA 3.38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2018시즌 종료 후 LA 다저스로부터 퀄리파잉 오퍼(원소속 구단이 FA 선수에게 1년 계약을 제안하는 제도, 연봉은 빅리그 고액 연봉자 상위 125명의 평균 연봉)를 수락했다.
그리고 자신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류현진은 2019년 29경기에서 182⅔이닝 14승 5패 163탈삼진 ERA 2.32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NL ERA 1위라는 믿기지 않는 기록을 써냈고 NL 사이영상 투표에서도 2위에 올랐다. ERA는 2019년 양대 리그 전체 1위이기도 하다. 부상 우려의 시선도 있었으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이후 2019 시즌 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8000만달러(약 1070억4000만원)짜리 FA 계약을 맺고 이적했다. 토론토와 FA 계약을 맺은 류현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60경기 단축 시즌으로 치러진 2020년 12경기에서 5승 2패 ERA 2.69로 잘 던졌다. 이듬해엔 ERA 4.37에서 보듯 다소 부침도 있었지만 14승 10패로 선발 핵심 투수로서 제 역할을 해냈다.
2013시즌부터 2023시즌까지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1055.1이닝 동안 78승48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27. 탈삼진 934개다. 류현진보다 MLB 통산 승수가 많은 한국인 투수는 MLB에서 124승(98패)을 기록한 ‘코리안 특급’ 박찬호(51)뿐이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2019년), 올스타전 선발 등판(2019년) 등 코리안 빅리거 최초 기록도 세웠다.
류현진이 2023 시즌 종료와 함께 다시 FA 자격을 얻은 뒤에도 미국 무대에 잔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류현진의 에이전트인 스콧 보라스는 2023 MLB 윈터미팅 때 “류현진은 내년에도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공을 던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2년 6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수술)을 받고 2023년 8월 MLB에 복귀한 류현진도 미국 무대에 남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볼티모어, 샌디에이고 등과 계약이 임박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류현진은 미국에 남기를 희망했다. 류현진은 추후 한화 복귀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당장은 MLB에서 더 뛸 수 있기를 희망했다.
류현진도 2023년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한국시리즈가 열린 잠실야구장에서 취재진을 향해 “에이전트가 알아보고 있다. 윈터 미팅이 끝난 12월 중순에는 (내 거취와 관련된) 무언가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신이 원하는 조건에 맞는 팀을 찾기 힘들었다. 류현진은 단년 1000만 달러 이상을 원한 것으로 알려지지만 얼어붙은 FA 시장 상황상 이러한 조건을 제시한 팀들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걸림돌은 30대 후반에 접어든 그의 나이와 몸 상태. 그는 고교 2학년 때 이미 왼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고, MLB 진출 이후 2015년 왼쪽 어깨 관절 수술을 받았다. 2016년과 2022년에 재차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선수 생활 중 큰 수술을 받은 것만 총 네 차례다. 부상 때문에 류현진이 10년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뛰면서 150이닝 이상 던진 시즌은 4번밖에 없었다.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 계약했을 당시도 2019년 182.2이닝 14승 5패 ERA 2.32라는 성적에 비해 계약 규모가 작다는 평가가 있었다. 이 역시 부상과 관련된다. 부상 이력 때문에 엄청난 성적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계약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지난해도 시즌 도중 복귀해 녹슬지 않은 제구력을 뽐냈지만, 구속이 느려지고 이닝 소화력이 떨어져 우려를 낳았다. 지난 시즌 MLB 11경기에 등판한 그의 평균 직구 구속은 시속 88.6마일(약 142.6km)로, MLB 전체 투수 하위 2% 수준이었다. 최고 구속은 91.1마일(약 146.6km)이었다. 그가 이번 FA 시장에서 MLB 구단으로부터 만족스러운 계약을 제시받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류현진은 부상이후 재기에 성공했던 몇 번의 경험이 있다. 2015년 왼쪽 어깨 관절 와순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며 인해 한 시즌을 거의 치르지 못했다. 투수에겐 선수 생활이 끝날 수도 있는 치명적인 부상이었다. 설상가상으로 2016년 9월엔 팔꿈치 관절경 수술까지 받았다. 그러나 류현진은 놀랍게도 재기에 성공했다. 2017년엔 적응기를 거쳐야 했지만 2018년 15경기에서 7승 3패 ERA 1.97로 놀라운 성적을 써냈다.
류현진은 2022년 6월 토미존수술을 받았으나 2023 시즌 충분히 건강한 몸 상태를 증명했다. 류현진은 2023시즌 팔꿈치 토미존 수술을 딛고 11경기에서 52이닝을 소화하며 3승3패 평균자책점 3.46으로 활약했다. 부상 복귀 시즌임을 떠나서도 준수한 성적이었다.
아직 메이저리그에서 1,2년 더 선발투수로 경쟁력이 있었다. 올겨울 여전히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다. 과거 신시내티 레즈와 워싱턴 내셔널스의 단장을 역임한 짐 보든은 여전히 류현진을 원하는 팀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류현진이 건강해 보이지만 부상 위험이 있기 때문에 1년 계약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류현진이 인센티브를 포함해 계약 기간 1년, 총액 800만 달러 정도의 금액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블리처리포트는 류현진을 ‘저위험 고수익이 기대되는 베테랑’이라며, 그가 1000만 달러(133억 원) 정도의 연봉으로 긁어볼 만한 복권이라고 했다. 미국 스포츠매체 디 애슬레틱은 지난 14일 ‘현재 MLB FA 시장에 남은 상위 10명의 선수’라는 주제를 언급하며 류현진을 8위에 올려놨다. 이스트빌리지타임스는 ‘류현진은 검증된 선발투수라는 것을 커리어 내내 보여줬다. 유일한 결점을 꼽으라면 꾸준히 부상과 싸우는 것이다. 이닝이터를 원하는 샌디에이고에는 약간 걱정거리가 될 수 있다.
류현진의 한화 복귀설은 미국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미국 매체 블리처네이션는 류현진의 복귀 소식에 “조금 놀랍다. 류현진은 수술 전까지 그는 매우 고효율의 메이저리그 선발 투수였다. 류현진이 나이가 있지만, 적어도 메이저리그 팀들이 최소한 관심은 있었을 텐데…”라고 의외라는 반응을 내놓았다.
이어 “류현진은 2020년 이후 하락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빅리그에서 투수로 통할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애초에 그는 파이어볼러가 아니었다. 2014년 만 27세에 시속 91.6마일(147㎞)을 마크한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류현진은 커맨드와 약한 타구를 유도하는 데 특화된 투수로 여전히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보스턴글로브(보스턴 지역매체)’에 따르면 보스턴은 류현진과 계약이 성사되길 바란다고 한다.
미국 언론이 조금씩 베테랑 좌완 선발투수 FA 류현진에게 관심을 쏟고 있었다. 선발 뎁스 강화가 필요한 구단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경험 많은 선발투수들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었다.
루이스 세베리노(메츠, 1년 1300만 달러), 프랭키 몬타스(신시내티, 1년 1600만 달러), 잭 플래허티(디트로이트, 1년 1400만 달러), 카일 깁슨(세인트루이스, 1년 1300만 달러), 랜스 린(세인트 루이스, 1년 1100만 달러) 등이 그랬다. 류현진과 비슷한 평가를 받았던 선수들이고, 일단 선수 생명을 더 연장하는 데 무게를 둔 단기 계약을 진행했다. 류현진과 올겨울 FA 시장에서 경쟁 구도를 그렸던 좌완 션 머나에가 뉴욕 메츠와 2년 2800만 달러에 계약한 게 그나마 좋은 대우에 속했다.
최근 류현진의 경쟁자로 분류됐던 제임스 팩스턴까지 행선지를 찾았다. MLB.com을 비롯한 미국 언론은 23일(한국시간) ‘LA 다저스가 FA 좌완투수 제임스 팩스턴과 계약에 합의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다저스는 팩스턴에게 1년 1200만 달러(약 160억원)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팩스턴은 류현진과 최근 비슷한 길을 걸었다. 2021년 4월 토미존 수술을 받았고 2022년 보스턴으로 이적했는데 이적한 해에는 단 한 경기도 등판하지 못했다. 사실상 지난해가 복귀 시즌이었는데,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지난해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19경기에 선발 등판해 7승5패, 96이닝, 평균자책점 4.50에 그쳤다. 그런데도 다저스에게 1년 1200만 달러 대우를 받았다. 류현진을 향한 관심이 커지는 동시에 잔류 희망도 커진 배경이다.
단기 계약이 가능한 하위 선발투수 선택지가 줄어들다 보니 자연히 류현진을 향한 관심도 날로 커지고 있다. 현재 선발 보강이 필요한 팀으로는 보스턴 레드삭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워싱턴 내셔널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시애틀 매리너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등이 꼽히고 있다. 다 한번씩은 미국 언론이 류현진의 행선지로 언급했던 팀들이다.
보스턴 레드삭스가 오른손 선발 요원 루커스 지올리토(29)를 영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1월 30일(한국시간) MLB닷컴에 따르면 보스턴과 지올리토는 2년간 총액 3천850만달러(약 500억원) 계약에 합의했다.
2016년 데뷔한 지올리토는 8시즌 간 178경기에 선발 등판해 61승 62패 평균자책점 4.43을 거뒀다. 그는 2019시즌 14승 9패 평균자책점 3.41을 찍은 가운데 완투 3차례, 완봉 2차례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다.
2023시즌에는 다소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지올리토는 3개 팀을 거치며 33경기 8승 15패 평균자책점 4.88을 거뒀다. 지올리토의 영입이 류현진에게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주목해야할 것은 류현진과 지올리토는 대략적으로 올해 FA 시장에서 비슷한 급으로 묶이는 준척급 선수들이라는 점이다.
거기에 지올리토는 최근 2년간 좋은 성적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비록 류현진보다 젊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연 평균 2000만불 가까운 돈을 받았다. 그만큼 검증된 선발 자체가 적다는 의미다.
얼마전 나온 yardbarker에서 나온 FA 랭킹 25인에서 지올리토는 16위, 류현진은 17위를 차지했다. 해당 매체는 “지난 두 시즌 동안 지올리토의 하락세는 실망스러웠고, 에인절스와 가디언즈에서 고군분투한 끝에 4.00이 훨씬 넘는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볼넷을 줄이는 것이 지올리토의 향후 성공의 열쇠가 될 것이 분명하다. 최근 10.0에 육박하는 BB/9는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바로 17위의 류현진에 대해서는 “2023년 하반기에 토미 존 수술에서 성공적으로 복귀한 류현진은 탄력을 받아 자유계약선수 시장에 진출했다. 이 베테랑 좌완 투수는 이제 가장 부드러운 투수로 손꼽히며, 복귀 후 직구 평균 구속이 88마일에 불과하지만 평균자책점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류현진은 탈삼진율이 좋지 않아 구매하는 팀이 주의해야하지만, 그의 폭넓은 구종 레퍼토리와 엘리트 컨트롤은 그의 가치를 높여준다”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 기록 사이트인 팬그래프에서 선발투수 랭킹을 나열해봤을때 류현진의 앞뒤로 계속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랜스 린이나 타일러 말리 등이 연평균 1100만을 받았고, 오늘 지올리토가 연평균 1925만불을 받았다. 같은 아시아인인 마에다 겐타는 2년 2400만불(연평균 1200만불)이다.
보편적으로 1~2년이 기본이고, 연평균 1100만 전후가 대략적인 시세라는 점을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다. 거기에 오늘은 과거 두산에서 뛰었던 플렉센 마저 계약이 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플렉센은 보장 금액 1년 175만 달러(약 22억7천만원), 보너스 100만 달러(약 13억원)에 화이트삭스와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이 변수였다. “류현진은 건강해 보이지만, 부상 위험이 있다. 그래서 1년 계약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그가 2023년 후반기처럼 올해 전반기에 투구한다면 트레이드 마감일에 그를 트레이드할 수 있는 포스트시즌 비경쟁팀과 계약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는 조언을 남겼다.